41X69cm 합판에 리리프,테라코타, 드로잉
어느 날, 시멘트가 엉겨붙고, 끝이 너덜거리는 합판 한 장을 주웠습니다.
건축 공사장에서 쓰던 합판인 듯 보였습니다 .
쓸만한 부분을 골라서 마름질하고,
여러 겹으로 붙여 올려진 층 중에서 맨 윗부분을 조각칼로 떠냈습니다.
칼날 끝으로 십자가와 사람들을 드로잉하고,
나머지 여백부분에 칼집을 내면서 떠냈습니다.
흙을 빚어 예수님을 만들어 구워냈고,
양손과 발에 못 구멍을 내며, 로마 병정 역할은 죄 많은 내가 했습니다.
그림 속 십자가 바탕을 꾸민, 내 특유의 꽃 장식이 더 맘에 들었습니다.
이다음 내가 죽으면, 재활용 종이로 둘둘 말아서 화장할 것이지만.
예쁜 그림이 프린팅된 종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마지막으로 녹슨 못 세 개를 못 통에서 찾아냈고,
그리고 못을 박을 때 기분이 얼얼했습니다.
그 옛날, 이 시간에 베드로는 홧김에 칼을 빼들어 말고의 귀를 잘랐습니다.
글을 쓰면서 귀를 자른 고흐 생각이 났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