못 세 개를 찾았습니다
 


 

41X69cm 합판에 리리프,테라코타, 드로잉 


어느 날, 시멘트가 엉겨붙고, 끝이 너덜거리는 합판 한 장을 주웠습니다.


건축 공사장에서 쓰던 합판인 듯 보였습니다 .


 


쓸만한 부분을 골라서 마름질하고,


여러 겹으로 붙여 올려진 층 중에서 맨 윗부분을 조각칼로 떠냈습니다.


 


칼날 끝으로 십자가와 사람들을 드로잉하고,


나머지 여백부분에 칼집을 내면서 떠냈습니다.


 


흙을 빚어 예수님을 만들어 구워냈고,


양손과 발에 못 구멍을 내며, 로마 병정 역할은 죄 많은 내가 했습니다.


 


그림 속 십자가 바탕을 꾸민, 내 특유의 꽃 장식이 더 맘에 들었습니다.


 


 


이다음 내가 죽으면, 재활용 종이로 둘둘 말아서 화장할 것이지만.


예쁜 그림이 프린팅된 종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

 


마지막으로 녹슨 못 세 개를 못 통에서 찾아냈고,


그리고 못을 박을 때 기분이 얼얼했습니다.


그 옛날, 이 시간에 베드로는 홧김에 칼을 빼들어 말고의 귀를 잘랐습니다.


글을 쓰면서 귀를 자른 고흐 생각이 났습니다.


  • 임상국2011.04.22 19:1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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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김충순 화백님의 작품입니다. 검고 강한 세 개의 못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. 귀한 판화그림 감사합니다.

  • 임상국2011.04.23 22:0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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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성금요일 우리는 조영호집사님의 열연하시는 모노드라마 '녹슨 세 개의 못'을 성극으로 아주 많이 은혜롭게 감상하였습니다. 세 개의 못은 무엇을 상징하는 걸까요???